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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3 갓생 로그: 코엑스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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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갓생 루틴 기록

🌜 수면 로그
분류실제목표
잠든 시각11:48 pm10:40 ~ 11:00 pm
기상 시각07:16 am05:40 ~ 06:30 am
총수면시간7시간 28분7시간 이상 🟢
수면점수91 점85점 이상 🟢
🍴 식사 로그
분류먹은 것
아침사과 1개, 녹차 1잔
점심사과 1개, 두유 (고단백) 2팩
저녁베트남 소고기 국수 @코엑스 소이연남
간식스타벅스 돌체 라떼 1잔
매일두유 (99.9) 1팩
아몬드브리즈 (언스위트) 1팩
매일두유 (고단백) 1팩

※ 목표 : 하루 한끼는 채소와 고기 듬뿍 넣은 저속노화 식단으로 먹기 — ✅ 즉흥적으로 코엑스에 다녀왔는데, 친구 추천으로 엄청난 베트남 음식점을 다녀왔다. 정말 맛있었다.

🏀 운동 로그 : 💚쉬는날🩷
분류부위 + 시간
기타운동점핑잭 12분
걷기12,000보
코엑스에 영화보러 다녀옴
마사지건💚운동 쉬는날🩷

운동 쉬는 날이긴 했지만 그래도 점핑잭은 한번 12분 쫙 땡겨줬다.

🚀 성취 로그
분류상세

관리
마스크팩 + 수분크림 + 꾸덕크림
💼
회사일
(재택)
업무 밀도 30% 미만
중간에 월루하고 놀러 나갔읍읍 🙊
🫱🏻‍🫲🏻
인간
관계
밍밍이 만나서 놀고 왔다
🧹
환경
정리
약속이 있는 날엔
집안이 좀 어수선하네요 😂

🖼️ 하루 흔적

수면 및 운동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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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식사 : 베트남 소고기 국수 @코엑스 소이연남

그거 아세요? 어떤 식당들은 미녀랑 가면 공짜래요. 진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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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만..!

⸙ 폰, 지갑, 펜, 수첩, 빗, 립밤, 거울.. 또.. 음 얼추 다 챙긴 것 같다.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며 그렇게 서 있다가, 전화를 걸었다.

“나 출발한다.”

밍밍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잠시만! 5분만!”

급히 몸을 일으키며 말하는 듯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 순간, 그녀가 허둥대는 모습이 떠올랐다. 무심코 머리카락을 넘기다가 다시 주섬주섬 무언가를 챙기는 모습. 그런 사부작거림이 좋았다. 초록이는 언제나 작은 동작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사람 같았다.

넉넉히 시간을 줘야 할 것 같았다. 8분이 지났다. 이제 말없이 출발 해도 될 것 같았다.

바람이 카페 유리창에 부딪혀 퍼지는 모양을 보고 있었다. ‘들어가도 되겠지?’ 카페 문을 밀고 들어갔다. 따뜻한 공기가 얼굴을 감쌌다. 카페 중앙 쪽에 위치한 자리, 넓은 테이블에 아기새 같은 얼굴이 웃고 있었다. 무릎 위에 올려둔 가방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손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겼다가 모자를 고쳐쓰고, 휴대폰을 들었다 놓고, 펜을 쥔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의 앞에 놓인 머그잔에서 김이 피어올랐다. 익숙한 향이었다. “뭐 마실래?”

“너랑 같은 거.”

밍밍이가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다. 손끝으로 컵을 천천히 돌렸다. 그 작은 움직임에도 묘한 리듬이 있었다. 나는 그녀가 습관처럼 반복하는 행동들을 가만히 지켜봤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정돈된 것들.

첫 번째 사진과 두 번째 사진 사이, 정확히 23분 동안. 분노가 치밀었던 순간이 있었다. 짧고 날카로운 감정이었다. 심장이 뜨겁게 요동치다가 이내 가라앉았다. 오래 볼 사람이니까, 이런 감정에 오래 머물지 않기로 했다. 다 지나간 일이고,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있을 것이고, 그때는 더 무덤덤해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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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

⸙ 공기가 느리게 흘렀다. 오후 4시의 빛이 유리창을 타고 내려앉았고, 손끝에서 미지근한 커피향이 달큰하게 올라왔다. 돌체라떼의 단맛이 혀에 천천히 번지는걸 느끼며 오늘의 일정을 하나씩 복기했다. 초록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
고개를 들었다. 초록이의 눈빛이 가볍게 반짝였다. 나는 머리를 한 번 기울여 보였다.
“어떤 영화?”
“다큐멘터리 독립 영화야. 우리 둘이 관심 있는 주제.”

그 말에 돌체라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잔잔한 우유 맛이 입 안을 채웠다. 내가 물었다.
“오늘 갈까?”
“너 피곤하잖아.”
“그럼 언제까지 상영하는지 찾아보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결국 가기로 했다. 가야 할 것 같았다.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영화 속에서 만나고 싶었고, 한참을 머물러 있던 고민들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차가 막힐 게 뻔했기에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나는 혼자 지하철을 타는 데 익숙했다. 손잡이를 잡고, 이어폰을 끼고, 한 사람 몫의 공간을 만들면서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 하지만 오늘은 그 공간이 둘이었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초록이를 바라봤다. 마치 일상에서 조금 비껴난 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극장은 작고 조용했다. 영화는 우리를 자극하지 않았다. 대신 서서히 스며들었다. 담백한 음식을 씹듯, 천천히 장면을 음미했다. 카메라는 오랜 시간 한 장면을 머물렀다. 요리하는 손길, 혼자 남겨진 할머니, 고요한 얼굴들. 대사는 많지 않았고, 빈 공이 많았다. 그 공백이 오히려 많은 말을 했다. 생각할 여백을 남겨줬다. 어느 순간 나는 화면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우리 둘 다 그랬을 것이다. 우리는 그 여백을 채우는 사람들처럼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우리는 동시에 숨을 길게 내쉬었다. 뭔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은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오래 묵혀두었던 말들이 천천히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서울의 밤공기가 느슨하게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걸었다. 극장을 나와, 역으로 향하면서도, 계속해서 영화를 곱씹었다. 마음이 가벼워진 것도, 무거워진 것도 아니었다. 다만 조금 더 깊어졌다. 속이 편안해지는 영화였다. 생각할 공간을 남겨주는 영화였다. 그리고, 오늘의 즉흥적인 선택이 이상할 정도로 잘 어울리는 하루였다.


💬 하루 여담

᯽ 목련 2

낮게 내려앉은 조명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손끝으로 천천히 쓸어보았다. 처음에는 희미한 그림자 같았는데, 이제는 깊고 붉은 꽃잎을 활짝 펼친 듯한 모양이었다. 어제보다 더 짙어져 있었다.

나의 목련은 반 계절 일찍 도착했다. 올 봄의 목련은 유난히 붉을 것 같다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 감사 일기

🌿 그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

초록이와 나는 영화를 보고 나와 길을 걸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걸어가고 있었고, 쇼핑몰은 익숙한 풍경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내 안에서는 무언가가 달라져 있었다. 더 넓은 곳을 바라보게 된 기분이었다. 다큐멘터리는 조용한 방식으로 삶을 비춰준다. 억지 감동도 없고, 과한 설명도 없다. 그저 보여준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고민하는 얼굴, 사랑하는 순간들. 나는 그 장면들을 따라가며 내 삶을 돌아봤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깨달았다.

이 영화를 봐서 다행이다. 이 순간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세상이 넓어지는 기분을, 새로운 시선으로 무언가를 바라보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저 한 편의 영화를 봤을 뿐인데도,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   🌿   🌿

3 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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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고싶었던 영화 같이 봐줘서 고마워욧 !
    류제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내가 안내하는 안내자가 된것 같아서 진심 기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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