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2일


마지막으로 만났던 날이 2025년 7월 2일. 그날을 마지막으로, 그녀와 거리를 두었고. 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
2025년 10월 22일은, 하루종일 월동 준비 하느라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고, 완전 먼지를 뒤집어 썼다. 23일 새벽이 되어서야 여유가 생겨서 샤워를 했다. 샤워중 양치를 하려고 한손에는 칫솔을, 다른 한손에는 폰을 들었는데, 상단바에 카톡 아이콘이 눈에 들어왔다.
며칠 전 내가 보냈던 편지에 대한 답장을, 직접 가져온 것이다. 이 바보가. 이 바보돼지는, 항상. 항상. 충분히 욕심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내가 불편해 할까봐 마음을 살포시 접는 사람이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게 몇달만이라 너무 설레였다. 동시에 내가 큰 죄를 지은 후에 처음 만나는 거라 얼굴을 마주하기가 너무 두려웠다. 그럼에도 내 본능은 나한테 신호를 보냈다 –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하고 대화를 해야돼. 지금이야. 잡아.’
고속도로 타기 직전인 밍을 불러세워 핸들을 돌렸다. 우리는 5시가 넘을 때까지 밍의 차에서 시간을 보냈다.
반가움, 미안함, 죄책감, 행복함과는 별개로 내가 저질렀던 일에 대한 업보 청산 타임이 왔다. 담담하게 말하는 말이, 칼처럼 날아와 쿡 박혔고. 그녀 손에 끼워진 다른 반지는 기어코 나를 울리고 말았다. 물론 다정한 속삭임과 사랑의 약속과, 가벼운 뽀뽀와, 다리 사이가 간질간질 할 정도로 달콤한 키스도 있었다. 차에서 내릴 땐, 카르마의 숙제를 챙겨서 내렸다. 내가 내 맘속에서 나의 힘으로 정리해야만 하는 과오의 흔적.
지금 이 글을 쓰는건, 2025년 10월 23일 오전. 오늘은 좀 긴 하루가 될 것 같다.
.
.






댓글 남기기
닉네임, 댓글 하나라도 작성 안하면 등록 버튼이 비활성화 됩니다. 원래 경고창이 떠야했는데 제 지식이 부족해서 구현이 안돼요ㅠㅠ 안내문구 남겨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