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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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8-하루기록_배민선물

2025-03-18 갓생 로그: 처음 받아본 배민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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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갓생 루틴 기록

🌜 수면 로그
분류실제목표
잠든 시각05:15 pm10:40 ~ 11:00 pm
기상 시각10:39 am05:40 ~ 06:30 am
총수면시간5시간 17분7시간 이상 🔴
수면점수 59 점85점 이상 🔴

지난 밤은 좀 흔들렸던 밤. 청소를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누우려고 보니 아침이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걸까.

🍴 식사 로그
분류먹은 것
아침사과 1개, 녹차두유라떼 1잔
매일두유 (고단백) 1팩
점심내 맘대로 야매 솥밥
저녁군고구마 2개
다크초코렛 피칸머핀 1개
레드레드오렌지 1조각
허니두유라떼
간식녹차두유라떼
밍밍표 초코렛 휘낭시에 2개

※ 목표 : 하루 한끼는 채소와 고기 듬뿍 넣은 저속노화 식단으로 먹기
⚘ 달성 ✅ 내맘대로 야매 솥밥! 좀 서툴긴 하지만 재료들은 모두 다 아주 건강한 것들만 넣었다.

🏀 운동 로그 : 안함.
분류부위 + 시간
기타
운동
⏰ 안함
마사지건안함.
🚀 성취 로그
분류상세
💼
회사일
(재택)
업무 밀도 55% 정도

🖼️ 하루 흔적

수면 및 운동 기록

수면 시간이 엉망진창이었다. 이런 날 잘못 운동하면 다치기 쉬우니까 운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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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식사 : 가자미살 솥밥 (두번 째 시도)

재료 : 호라산밀 1컵,  표고버섯*, 다시마*, 건무말랭이*, 건취나물* (*블렌더에 갈아버림), 팽이버섯, 대추, 생강, 마늘, 토마토, 단호박, 대파, 가자미살

밍은 생선을 좋아한다. 생선을 넣은 솥밥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가자미살이 엄청 커다랗다.

⚘ 팁 & 개선포인트

  1. 호라산밀은 한번 씻고 블렌더에 살짝 갈아서 넣기. 훨씬 부드러워짐.
  2. 건조재료들이랑 호라산밀은 따로 갈기
    (다시마 건취나물 건표고 건무말랭이 이렇게 갈고, 호라산밀은 따로)
  3. 생선 에프에 구울때 꼭 들기름칠이랑 소금간 하기. 너무 싱거워.
  4. 조리시작 전에 연두 넣는거 까먹지말기. 밥이 너무 싱겁다
  5. 물 제발 적당히 넣기. 일반 냄비랑 다르게 안 날아감.
  6. 마늘 대파는 종료 5분 전에 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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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배민 선물. 나에겐 신문물!⚡

물건이 올 리 없던 현관문 앞에, 봉투가 놓여 있었다. 투명한 비닐에 싸인 머핀과 크라프트 종이 봉투, 그 안에 따뜻함이 아직 빠져나가지 않은 고구마 여섯 개, 레드오렌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나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이 집에서 배달음식을 받아본 적이 없다. 세상에 없던 일이 일어난 것처럼 가슴이 일렁였다. 생리전 증후군과 지난 밤 후유증으로 하루가 뒤틀려버린 날, 밍은 조용히 전화를 끊으며 말했다. ‘곧 도착할 거야.’

직접 만든 것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살았던 나. 배달 앱조차 깔지 않았고, 선물 기능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골라 보내주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 채 지내왔다. 그런데 그 세상이 오늘 문을 열었다. 작은 머핀 하나와 노릇노릇 잘 구워진 고구마와 곱게 손질된 오렌지가, 이 세계의 문턱을 넘게 했다.

포장을 풀면서, 이상하게도 웃음이 났다. 오렌지 조각이 투명한 통 안에서 밝은 붉은빛으로 반짝였고, 달큰한 고구마 냄새가 방 안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허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채워졌다. 단맛은 언제나 조금 늦게 온기를 퍼뜨린다. 기분이 좋아졌다는 말이 이렇게 정확한 날도 드물었다.

고마워, 밍. 나를 향해 처음으로 날아온 신문물의 다정한 한 조각. 그 마음을 오래 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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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하다가, 심술투정 부리는 나에게 사진을 보내왔다.

기분이 너무 안 좋은 하루를 위로해주는 따뜻한 노을.


💬 하루 여담

᯽ 익지 못한 마음을 불리는 중

물 조절을 네 번쯤 다시 했다. 건조 재료들을 너무 잘게 갈은 건 아닌지, 버섯을 너무 크게 썰은 건 아닌지, 솥 안을 들여다보다가 결국 뚜껑을 닫고 가만히 앉았다. 연습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은 마음의 모양을 가다듬는 시간이기도 했다. 주려고 만든 솥밥. 아직 주지 못한 마음. 익지 못한 마음을 다 익혀내고 싶어서, 모자란 온기를 밥알에 꾹꾹 눌러 담고 싶어서. 솥밥을 짓고 싶어졌다.

마음을 다해 밥을 짓던 나는, 밥이 완성되기도 전에 마음을 어지럽히는 감정들과 마주해야 했다. 어젯밤, 의도치 않게 나를 찌른 건 아주 오래된 기억의 잔해였고, 그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었다는 걸 나도 알고 있었다.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사과했고, 그 다정함조차도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미워하고 싶었다. 마음껏, 원 없이, 제대로. 뒤틀린 내 하루가 어디로 흘러갈지 몰라 멍하니 앉아 있었고,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솥밥,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의 웃는 얼굴을 떠올리며 그런 생각이 스쳐갔다. 그 마음이 더 괴로웠다. 밥을 지으면서도 나 혼자 온전히 분노에 집중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밥은 자꾸 애정을 품은 쪽으로 넘어갔고, 나는 자꾸 그 애정을 되새기게 되었다.

나에게 남은 감정은 미워하지 못한 자리에 남은 무력함과, 미워하고 싶은 마음의 초점 잃은 간절함, 그리고 여전히 따뜻하게 솥 안에 퍼져 있던 밥 한 숟가락의 온기였다. 미움조차도 결국은 사랑의 곁에서 길을 잃는다. 오늘도 그런 하루였다. 눅눅하고 조용한 마음의 골짜기를 지나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정말, 그 사람을 미워하고 싶은 걸까.


🕊️ 감사 일기

🌿 가시 발라져 있고 손질 된 생선이 있는 세상이라 감사

나는 생선 가시를 잘 바르지 못하는 사람이다. 미세한 뼈 하나에도 쉽게 멈칫하고, 생선을 손질하는 일엔 늘 서툴다. 그래서인지 깨끗이 손질된 생선을 마주할 때면, 그 고운 단면 너머로 사람의 손길이 겹쳐 보인다. 누군가의 정성스러운 손이, 나의 미숙함을 대신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 세심한 손길이 모여 만든 세상 한 귀퉁이에서, 나는 덜 다치고, 덜 어긋난 채 살아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 누군가의 수고 덕분에, 오늘도 나는 안심하고 솥밥 만드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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