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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갓생 루틴 기록
🌜 수면 로그
분류 | 실제 | 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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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시각 | 01:31 pm | 10:40 ~ 11:00 pm |
기상 시각 | 06:55 am | 05:40 ~ 06:30 am |
총수면시간 | 5시간 24분 | 7시간 이상 🔴 |
수면점수 | 77 점 | 85점 이상 🟡 |
🍴 식사 로그
분류 | 먹은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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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사과 1개, 녹차 1잔 매일두유 (고단백) 1팩 |
점심 | 수제 휘낭시에 2개 만델링 원두 커피 2잔 |
저녁 | 매일두유 (고단백) 2팩 |
간식 | 허니두유라떼 한잔 |
※ 목표: 하루 한끼는 채소와 고기 듬뿍 넣은 저속노화 식단으로 먹기 — ❌
🏀 운동 로그 : 운동 쉬는 날 🐣!
분류 | 부위 +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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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운동 | 쉬는 날 🐣 |
걷기 | 쉬는 날 🐣 |
마사지건 | 쉬는 날 🐣 |
운동을 쉬는 날은 제대로 쉬어야 한다. 삼성 헬스에서 ‘운동 좀 해볼까요?’ 이렇게 알람이 와도 ‘응 시끄러워~’ 하고 넘겨야 한다. 운동 쉬는 날에는 좀 조용히 해줬으면 좋겠다.
🚀 성취 로그
분류 | 상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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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일 (재택) | 저녁, 수입 서류 처리 |
📕 독서 | 《라스트 젤리 샷》 ~ P. 193 |
🧹 환경 정리 | 1) 주방 인덕션 및 락스 청소 2) 생강 손질 3) 바닥 물걸레질 4) 이불 빨래 5) 수건, 양말, 속옷 갬 |
🖼️ 하루 흔적
⏰ 수면 및 운동 기록
⸙ 잠은 도망치고, 나는 그 뒤를 하릴없이 쫓는다. 딱히 잡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막상 도망가면 또 아쉬워한다. 어젯밤에도 그랬다. 핑계 거리를 좀 찾아보자.
하나, 커피였다. 진하게 우러난 인도네시아 만델링, 티백이라도 묵직한 바디감과 담백한 끝맛이 좋았다. 휘낭시에와 함께 곁들였는데, 커피의 쌉싸름함과 휘낭시에의 달콤고소한 향이 입 안에서 부드럽게 엉켜들었다. 이 조합은 잠을 미뤄도 좋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둘, 새벽의 대화였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밤이 길어진다. 낮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말들이 새벽에는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별것 아닌 얘기가 이어지고, 그 사이사이 갑자기 깊은 이야기가 끼어든다. 중간에 끊을 필요도 없이, 끝을 정할 필요도 없이, 새벽이 우리를 따라와 주었다.
잠들지 못한 이유를 조목조목 늘어놓았지만, 결국 변명일 것이다. 어제도, 그제도 이런 식이었다. 그래도 가끔은 이런 밤이 필요하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이야기, 흐릿해진 눈으로 나누는 마지막 인사, 그 모든 것들이 쌓여 내일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 것이다. (다만, 요즘 너무 자주 늦게 자는 것 같긴 하다. 그건 다음에 고민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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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식사 : 꽃이 너무 예뻐서.
⸙ 배고픔에도 결이 있다. 무턱대고 허기를 느끼는 날이 있고, 아무리 배가 비어도 입맛이 없는 날이 있다. 운동을 쉬는 날은 대체로 후자에 가깝다. 몸은 가벼운데 속은 어딘가 둔하다. 배는 텅 비었는데 뭘 먹을지 고를 생각조차 귀찮다. 전골이라도 한가득 퍼먹으면 금세 후회할 게 뻔하고, 냉장고를 열어봐도 마음이 가는 게 없다. 그럴 때는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입맛이 돌아올 때까지.
오전에 물에 담가둔 흙생강을 손질 하려던 찰나 드디어 배가 고팠다. 3시였다. 생강을 만지던 손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봤다. 먹을 만한 게 뭐가 있더라. 그러다 문득, 냉장고 안쪽에 조심스레 자리 잡고 있는 종이 상자가 떠올랐다. 친구가 그저께 건넸던 휘낭시에였다.
작은 상자를 열어 하나를 꺼내들었다. 정성스러운 구움과자가 주는 특유의 묵직한 감촉, 단정한 곡선, 손끝에 닿는 미묘한 단단함. 크지 않은 조각이었지만, 그 안에는 친구의 정성과 다정한 마음이 촘촘히 스며들어 있었다.
조금 더 천천히, 오래 음미할 걸 그랬다. 너무 빠르게 사라져버렸다. 아까웠다. 하지만 괜찮다. 이렇게 쌓인다. 작은 조각들이, 따뜻한 순간들이. 오늘도 친구의 정성이 내 몸의 일부가 되었다.운동을 마친 날처럼 개운한 포만감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 깊이 배어드는 온기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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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덕션 청소 및 락스청소
⸙ 아무리 미뤄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인덕션 청소 같은 것. 한 번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주방을 지날 때마다 시선이 거기로 향하는데, 정작 손을 뻗기까지는 한참이 걸린다. 국물 자국이 엷게 남아 있고, 자잘한 이물질이 구석에 달라붙어 있다. 알고 있다. 이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가 아니라는 걸. 그런데도 어제도, 그제도, 그 전날도 ‘나중에 하자’ 하고 돌아섰다.
그러다 오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런 날이 온다. 홈스타를 꺼내 들고 인덕션 위에 넉넉히 뿌렸다. 행주로 한 번 훑고, 스크래처로 자잘한 얼룩을 벗겨냈다. 마지막으로 락스를 묻혀 마무리했다. 표면이 서서히 반짝였다. 손자국 하나 없이 매끈한 인덕션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흐뭇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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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강 손질
⸙ 이 과정이 조금 귀찮다고 생각했다. 매번 그렇다. 생강은 생각보다 다루기 어렵다. 덩어리가 제각각이고, 울퉁불퉁하다. 흙도 단단히 박혀 있다. 그래서 먼저 물에 오래 담가둔다. 적어도 두세 시간쯤. 그러면 흙이 부드럽게 녹아내리고, 손가락으로 문지를 때마다 미세한 알갱이들이 떠다닌다. 물을 몇 번 갈아주고, 흐르는 물에 흔들어가며 씻는다. 그제야 생강 표면이 깨끗해진다.
나는 늘 티스푼으로 생강을 깎는다.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껍질이 부드럽게 벗겨진다. 긁어내릴 때마다 얇은 껍질이 뭉툭하게 말려 떨어진다. 작은 덩어리들이 물기를 머금고 반질반질하게 빛난다. 손끝에 알싸한 향이 배어든다. 아, 이 향을 좋아했던가. 잊고 있었다. 나는 썰어둔 생강을 도톰한 수건 위에 펼쳐놓는다. 수분이 빠지도록 잠시 그대로 둔다.
적당히 마른 생강 조각을 하나씩 집어 지퍼백에 담는다. 생강에서 빠져나온 수분이 손바닥에 닿는다. 비닐의 차가운 감촉, 그 안에 샛노란 조각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손에 남은 생강즙을 수건으로 북북 닦다가 옆에 놓인 화병을 본다. 이게 뭐라고 이 평범한 하루를 이토록 화사하게 만들어 준건지 모르겠다.
나는 꽃병을 바라보다가, 다시 손을 씻는다. 손끝에서 생강의 향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장미꽃은 어제보다 조금 더 안쪽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신을 내어주는 것처럼.
🕊️ 감사 일기
🌿 대한민국이 존재함에 감사하며.

책장을 넘기던 중,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때는 23세기, 대한민국은 사라졌고, 그 땅을 되찾으려 노력하는 무당이 있었다.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라 여겼지만, 어느 순간 가슴이 묵직해졌다. “너처럼 실낱 같은 역사도 없는 비생명체가 어찌 인간의 세월을 알겠어. … 그런 우리가 지켜왔던 터를 잃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 같은 건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어.” 이 문장이 가슴에 날을 세웠다.
망국(亡國). 두 글자 속에 억겁의 상실과 비애가 응축되어 있다. 우리는 이미 한 번 나라를 빼앗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겨우 되찾았다. 하지만 완전한 독립이란 언제까지나 확실한 것일까. 책 속에서 그려진 세계는, 대한민국의 소멸이 현실이 되었을 때의 감각을 다시 한 번 강렬하게 일깨웠다. 국호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흡수당하듯 동화되어 가는 모습. 그 현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서늘한 공포가 밀려왔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났다. 한국어로 말하고, 한국어로 글을 쓰며, 내 이름을 이 나라의 문서에 남길 수 있다. 국경을 넘을 때도 태극 문양이 선명한 여권을 내민다. 지금까지는 너무 당연해서 의식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 그러나 이 익숙한 것들이 결코 영원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는 것. 내가 이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깊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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