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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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jex 류제 선물 꽃다발 휘낭시에 크림스튜 사랑 애정 우정

2025-02-07 갓생 로그: 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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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갓생 루틴 기록

🌜 수면 로그
분류실제목표
잠든 시각11:58 pm10:40 ~ 11:00 pm
기상 시각07:05 am05:40 ~ 06:30 am
총수면시간6시간 45분7시간 이상 🟡
수면점수85 점 85점 이상 🟢
🍴 식사 로그
분류먹은 것
아침사과 1개, 녹차 1잔
매일두유 (고단백) 1팩
점심스킵
저녁간장샤브 목심 샤브샤브 (@삼청동샤브)
간식당근케이크 (@opps-a-daisy)
바닐라빈 라떼 (@opps-a-daisy)
녹차라떼 (@놀숲)

※ 목표: 하루 한끼는 채소와 고기 듬뿍 넣은 저속노화 식단으로 먹기 –✅ 달성!

🏀 운동 로그
분류부위 + 시간
기타운동1시간 23분:
스쿼트, 점핑잭, 복근, 팔어깨
걷기의왕 프리미엄 아울렛
1시간 좀 넘게 걸은 것 같다
마사지건운동전 3분
운동후 20분

운동 전에 마사지건 하는데 3분 정도 문질렀을 때 배터리 없어서 꺼져버렸다.

🚀 성취 로그
분류상세

관리
마스크팩 + 수분크림 + 꾸덕크림
💼
회사일
(재택)
업무 밀도 70%
오후 3시에 일 마무리 지었다
📕
독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 P.55
🧹
환경
정리
업무 끝나고 30분만에 준비하고 나가느라
집 폭탄 맞아버렸어요.
정리는 개뿔이네요 😊

🖼️ 하루 흔적

수면 및 운동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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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식사 : 간장샤브 목심 샤브샤브

⸙ 오늘 저녁에 새로 사귄 친구를 만나러 갔다. 점심을 먹지 않았다. 괜히 배가 차 있으면 저녁을 깨작거리게 될까 봐, 그러면 상대가 마음 쓰일 것 같아서. 그러지 않고 싶었다.

샤브샤브를 먹었다. 김이 피어오르는 국물 속에서 고기를 익혔다. 투명해지는 고기 결을 바라보며 한 점씩 건져 올렸다. 채소가 흐물해지는 걸 기다렸고, 국물 속에서 면이 느리게 풀어지는 걸 지켜보았다. 그러는 동안 친구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게 됐다. 친구는 당근을 먹지 않았고, 시판 만두도 피했다. 면도 잘 먹지 않았다. 그런데도 고기만큼은 어쩐지 아기새처럼 잘 받아먹었다. 젓가락 끝에서 건네지는 조각을 조용히 기다렸다가, 입을 벌려 살포시. 그 모습이 귀여워서, 더 건네고 싶어졌다. 한 점 더, 또 한 점 더. 친구는 별말 없이 웃으며 받아먹었다. 그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배가 부르도록 먹고, 마음도 꽉 차게 채운 저녁이었다. 바깥 공기가 차가웠지만 속은 따뜻했다. 오늘 알게 된 친구의 작은 습관들이 머릿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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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저트를 원 없이 먹은 날

⸙ 입 안 가득 단맛이 퍼졌다. 바닐라빈 라떼였다. 부드러운 우유 거품 아래, 달큰한 바닐라 향이 스며들어 있었다. 혀끝에 닿자마자 퍼지는 그 따뜻함이 좋았다. 그보다 더 좋았던 건, 내 왼쪽에서 담백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친구였다.

식사 후, 아울렛 내부를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미리 찾아둔 카페에 들어갔다. 나는 ‘디저트는 달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고, 친구는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면서도 한 조각씩 나누었다. 포크를 들고 케이크를 자르다 말고, 크림을 한 번 더 올려 보았다. 당근케이크 중에서 하얗고 부드러운 부분이 가장 좋았다. 단맛이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느낌. 친구는 검은 커피를 마셨다. 향이 깊은, 조금은 쓴 기운이 섞인. 우리는 각자의 취향을 즐기면서도, 서로의 것을 한입씩 나누었다.

우리보다 늦게 들어온 사람들이 우리보다 먼저 나갔다.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다. 이야기의 리듬이 마음에 맞는 사람과 대화하는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커피가 식고, 접시 위의 케이크 조각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과는 별개로, 대화는 끝나지 않았다.

식사 전에 서로에게 선물한 시집을 읽기 위해 또 다른 카페로 갔다. 정확히는 만화카페였지만, 우리는 만화책 대신 챙겨온 시집을 펼쳤다. 활자 위를 손가락으로 가만히 짚으며 한 줄씩 읽었다. 그러면서 또 녹차라떼를 마셨다. 달달하고 고소한 맛이 좋았다. 약간 남기긴 했지만, 그것도 괜찮았다. 달달함은, 적당한 만큼 남겨두는 게 더 오래 기억될지도 모른다. ㅃㅃ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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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분한 호사

⸙ 어떤 선물들은 손에 쥐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향기가 번지고, 온도가 스며들고,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마음들이 조용히 흐른다. 오늘 내가 받은 선물들이 그랬다.

꽃을 받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20대 초반에 한 번 받아본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렇게 예쁜 꽃다발을 받았다. 붉고 노랗고, 연한 분홍과 짙은 초록이 어우러진다. 손끝으로 꽃잎을 만지자 아주 살짝 흔들렸다. 이 꽃을 골라 나에게 건네준 사람은, 작은 꽃집을 찾아가 사장님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버린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 손길이 지나간 곳은 모두 온화한 색으로 물들 것만 같았다.

수제 휘낭시에와 크림 스튜까지 받았다. 직접 구운 디저트, 정성스럽게 끓인 스튜. 그 한 조각, 한 숟가락마다 누군가의 마음과 시간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며 가만히 생각했다. 내가 이런 선물을 받아도 되는 걸까. 너무 오랜만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따뜻한 것은, 그렇게 전해지는 것이겠지. 누군가의 손을 거쳐, 다른 사람의 하루를 환하게 밝히는 것.

내일은 그 친구가 만들어준 스튜를 맛있게 먹을 것이다. 오후에는 휘낭시에와 함께 선물 받은 만델링 커피를 마실 것이다. 그리고 화병을 주문해야 한다. 이 아름다운 꽃을 가능한 한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오늘, 내 삶이 알록달록해졌다. 따뜻한 색들이 천천히 스며든다.


💬 하루 여담

᯽ 선물 같은 하루였다.

오늘 하루가 포장된 선물 상자처럼 느껴졌다. 리본을 풀어 열어보는 순간, 그 안에서 따뜻한 것들이 하나둘 쏟아져 나왔다.

하루의 시작은 평범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치 못한 다정함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오래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생겼고, 마음 한구석이 채도 높은 장미빛으로 물들었다. 이런 선물을 받아도 괜찮을까, 이런 하루를 내 것으로 삼아도 괜찮을까.

하지만 다정함은 그렇게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조용히 스며들어 마음을 채운다. 오늘 하루가 내게 남긴 것들이 참 많다. 기분 좋은 향기, 온기, 부드러운 단맛, 그리고 말로 다 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따뜻한 마음들. 오래 오래 함께하고 싶다.

P.S. 집에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일기를 하루 늦게 올린다.


🕊️ 감사 일기

🌿 인연

세상에는 손을 잡으면 촉감이 비슷한 사람이 있고, 말을 섞으면 결이 비슷한 사람이 있다. 그 친구를 만났을 때,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을 다시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나누는 대화인데도 어쩐지 익숙했고, 낯선 이야기를 하면서도 마음이 편안했다.

우리는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알게 되었다. 대화가 몇 번 오가기도 전에 서로 닮은 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둘 다 여자이고, 번듯한 직장인이며, 조용하고 다정한 것들을 좋아한다. 마음을 녹이는 피아노 선율에 기대고, 책을 읽으며 문장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들. 고양이를 좋아하고,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고, 둘다 노담이고, 같은 세대의 사람이며, 밖보다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편안한 집순이.

하지만 우리는 달랐다.

그 친구는 단정한 숏컷을 하고 있었고, 나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가졌다.
그 친구는 초록색을 좋아했고, 나는 분홍색을 좋아했다.
그 친구는 애플을 쓰고, 나는 삼성을 썼다.
그 친구는 진한 커피를 마셨고, 나는 녹차를 마셨다.
그 친구는 친구가 많았고, 나는 친구가 없었다.

이 차이들이 우리 사이의 틈을 채워주는 것만 같다. 마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본다.

별명을 만들어주자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미니밍, 밍, 쏭달코미. 입안에서 굴리는 소리가 귀여워서 몇 번이고 불러보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편안한 관계.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관계. 나는 친구가 많지 않은 사람이지만, 이번에는 참 좋은 친구를 만났다. 너무 좋은 사람을. 이 인연에 감사하다.

🌿   🌿   🌿

5 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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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과 핑크는 너무 잘 어울리는 색의 조합이고 ,
    삼성과 애플은 서로를 통해서 발전하죠 ?!
    좋은 인연에 제가 더 감사합니다 ! 😸
    (남겨도 되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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