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도 익숙한 삼일절이었다. 따뜻한 공기 속에 풀린 긴장과 설레임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미묘한 안도감이,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이 시간이. 마치 한 편의 꿈을 꾸다 깨어난 것만 같았다.

삼일간의 시간은 조용하면서도 선명한 감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맛있는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였고, 오랜만에 나눈 대화들은 천천히, 하지만 깊이 스며들었다. 우리는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이야기했고, 언젠가 묻어두었던 상처를 조심스레 꺼내어 매만졌다.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하지만 줄곧 원해왔던 위로의 단어들이 오랜 흉터 위에 내려앉아 모든 것을 녹여버렸다. 그 사이사이, 우리는 가볍고도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미래에 대해 고민했고, 무언가를 확신하기도 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길들이 펼쳐질 것을 알면서도, 다만 지금은 이곳에 머물러도 괜찮다는 걸 서로에게 안도하듯 말해주었다.

밍이 데려다주고 간 후, 나는 집으로 돌아와 짐을 풀었다. 텅 빈 공간 속에 묻혀 있던 공기가 서서히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손끝에 여전히 남아 있는 온기, 마지막까지 웃으며 손을 흔들던 모습, “조심히 가”라고 말하는 익숙한 목소리. 그것들이 한 겹씩 내려앉는다.

삼일간의 기록은 내일 천천히 정리할 예정이다. 대략적으로만 적어두자면,
3월 1일 – 운동 1시간 반. 수면 점수는 꽝!
3월 2일 – 운동 X. 수면 점수도 꽝. 밤새 미니밍과 대화를 나누었다.
3월 3일 – 운동 X. 수면 점수는 나름 괜찮음. 둘 다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다.

그리고 내일, 3월 4일에는 다시 원래의 리듬으로 돌아가려 한다. 운동을 하고, 회사 일을 정리하고, 피부과에 다녀온 후엔 집에서 푹 쉴 것이다. 몸이 차분해질 시간을 갖고,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갖고.

미니밍, 초대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처음 받아보는 대접을 받았어. 너무 뜻 깊은 시간을 보냈고, 그런 순간들이 존재한다는 걸 새삼 알게 됐어. 나는 네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정말 축복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해. 따뜻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소중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너를 통해 배워가는 중이야.